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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에 대학원생을 위한 저널논문 작성법에 대해서 글을 쓰다가 대학원에 진학하고 싶은 학부생들에게 지도교수 및 연구실 선택 시 고려 사항에 대해서 알려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학부 졸업 후 대학원 진학을 목표로 한다면 지도 교수 및 연구실 선택으로 고민을 하게 됩니다. 자대 대학원에 진학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학과 선배들로부터 조언을 얻을 수 있고, 관심있는 교수님의 연구실 홈페이지에서 연구실의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타대학원에 진학하고자 하는 경우는 연구실 홈페이지를 통해서 정보를 얻을 것입니다. 대학원에 진학하고자 할 때 이러한 정보로 충분할까요? 당연히 아닙니다. 지원자가 적극적이고 부지런히 노력한다면 더욱 중요한 정보들을 얻을 수 있습니다. 연구실(지도교수) 선택 시 중요하게 고려해야하는 사항과 그러한 정보를 어떻게 얻을 수 있는지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박사 과정을 먼저 경험해 본 선배로써 학위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지도교수님의 인격(인성)입니다. 실제 진학을 고민하는 학부생들이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전공분야보다 지도 교수님의 인격이 훨씬 중요합니다. 아무리 인기있는 전공 분야로 진학하였더라도 지도 교수와 마찰로 학위를 받지 못한다면 전공분야가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저의 경우 인격적으로 성숙하신 지도 교수님을 만나 평생을 갚아도 부족할 만큼의 가르침과 은혜를 받고 제가 원하는 목표를 성취할 수 있었습니다. 반면에 타 연구실의 입학 동기들 중에는 교수님과의 트러블로 결국 학위를 끝마치지 못한 경우도 있습니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학위과정을 인격적으로 문제가 있는 지도교수와 생활한다면 얼마나 힘이 들까요?


1. 존경할 수 있는 지도 교수를 선택하라

존경할 수 있는 교수는 연구 분야의 대가 혹은 업적이 뛰어난 분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인격적으로 성숙한 교수를 의미합니다. 인격적으로 성숙해서 동료 교수들 및 학생들 사이에서 존경 받는 분이 있습니다. 그런 교수님을 선택하십시오. 아무리 전공분야에서 유명한 교수라고 하더라도 인격적으로 미성숙 지도교수라면, 전공 지식은 얻을 수 있더라도 연구 외적인 부분에서는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생활하게 될 것입니다. 먼저 긍정적인 사례를 들어보겠습니다. 저의 지도 교수님은 연구실 구성원들을 자신과 동등한 인격체로 대해 주셨습니다. 자신의 연구적인 업적보다 학생들의 교육에 더 많은 비중을 두셨고 학생들이 훌륭한 연구자로 성장 할 수 있도록 지도해 주셨습니다. 그러한 지도 교수님의 올바른 가치관 및 철학 덕분에 연구실 구성원 대부분이 학위과정동안 생활적인 부분에서 스트레스를 받지 않았습니다. 학업적인 측면에서도 일괄되고 투명한 연구실 정책으로 졸업 요건을 모든 학생들에게 동일하게 적용하셨습니다.

학위 과정 중에 타 실험실에 있는 입학 동기들과 저녁에 술자리를 가지는 경우가 있는데 그때마다 연구실 속사정에 대한 이야기를 공유합니다. 인격적으로 미성숙한 교수들 중에 대학원생의 졸업을 가지고 장난 치는 교수들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박사학위 주제에 관련한 연구를 마무리하고 학교에서 요구하는 졸업 요건도 모두 충족 시켰지만 졸업을 시켜주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또는 졸업은 시켜주지만 남아서 포닥을 1년 정도 하고 나가라고 하는 경우 등의 일이 비일비재 합니다. 학위취득의 열쇠는 오로지 지도교수 한사람이 쥐고 있습니다. 나머지 심사위원이 있긴 하지만, 거의 90%이상은 지도교수의 의지에 의해서 결정됩니다. 그러므로 인격적으로 미성숙한 지도 교수 밑에서는 교수와 협상(deal)을 해야하는 경우가 발생합니다. 졸업 관련한 교수의 소신 및 연구실 규정을 투명하게 공개하여 명시하는 인격적으로 성숙한 지도 교수님을 선택하십시오. 제가 졸업했던 연구실은 졸업요건을 지도 교수님께서 연구실 정책의 일부로 명확히 정하시고 문서화해서 학생들에게 배포하였습니다. 하지만, 지도교수님이 제시한 요건을 미 충족 시 학위없이 연구실에서 나간다는 규정도 있습니다. 끝이 보이지 않는 연구실에서 지도 교수님이 졸업을 허락해 주기를 기다릴 것인지, 처음에는 멀리 있지만 끝이 보이고 하나씩 졸업 요건을 이뤄가면서 성취감을 맛볼 수 있는 연구실을 선택할 지는 지원자의 몫입니다.


2. 학위 포기자가 많은 랩은 피하라

대학원 입학생 중 약 10~20 %는 학위과정 중에 중도 포기를 합니다. 중도 포기의 가장 큰 이유는 교수님과의 마찰입니다. 모든 학생이 교수님 성향과 잘 맞을 수는 없기 때문에 연구실 마다 한두명씩 중간에 그만 둘 수는 있습니다. (학생 중에도 돌+I가 있습니다.) 하지만, 학위과정을 중단하는 학생이 눈에 띄게 많은 경우는 지도 교수님과 학생들 사이에 무언가 마찰이 있다는 증거입니다.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저와 함께 입학한 타 연구실 동기 중에 정말 법 없이도 살 사람이라는 평가를 받는 친구가 있었습니다. 그 친구가 어느 날 석박사통합 과정에서 석사과정으로 학위과정을 변경하였습니다. 그 후 동기모임 자리에서 지도 교수의 욕을 엄청나게 하는 것을 들었습니다. 학생들에게 인격적인 모욕은 일상이고, 학생들을 자신의 화풀이 대상으로 여기는 교수였습니다. 어떤 연구실은 학생들 오피스에 교수 책상을 가져다 놓고 학생들을 감시하는 교수, 연구실에 화상 캠을 설치해서 학생들을 감시하는 교수 등 정말 다양한 교수들이 있었습니다. 인격적으로 미 성숙해서 본인의 연구실 학생들이지만 믿음이 부족해서 그런것이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본인 학생들을 신뢰하지 않는 교수라면 지도교수로 선택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3. 학부 강의만으로 교수님의 전부를 평가하지마라

학부생들의 가장 큰 실수가 학부 때 교수의 강의만 보고 대학원 지도 교수를 선택하는 것입니다. 수업을 잘하시는 교수님이 연구실을 잘 운영할 확률도 높은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반드시 그러한 것은 아닙니다. 학부수업시간에는 젠틀한척 하면서 본인 연구실에서는 비인간적으로 행동하는 교수도 있습니다. 학부 때는 강의시간에 수업 잘하고 학점 잘 주는 교수가 인기가 좋고, 또 그런 교수 연구실을 선호합니다. 하지만 학부과정 때 교수님의 모습과 대학원 연구실에서 지도교수는 같은 사람이지만 전혀 다른 인격을 소유한 경우도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4. 졸업생 참여도

인격적으로 성숙한 지도 교수라면, 연구실 졸업생들이 꾸준히 지도교수와 교류하고 있을 것입니다. 취업을 해서 학교를 떠나더라도 홈커밍데이 및 연구실 엠티에 참석하고 지도 교수님 및 연구실 후배들과 꾸준히 교류할 것입니다. 지도 교수와의 관계가 좋지 않은 상태로 졸업을 했다면, 연구실 관련 행사에 참여하고 싶지 않을 것입니다. 홈커밍데이를 자주하는 연구실은 졸업생들이 찾아온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으므로 교수님과 학생들 사이에 관계가 좋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유추할 수 있습니다.

이밖에도 많은 것들이 있겠지만, 지도교수 및 연구실 선택 시 고려사항은 여기서 마무리하고, 이러한 고려사항들을 어떻게 확인할 수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제일 좋은 방법은, 지도교수를 선택하기 전에 관심있는 연구실에서 인턴 또는 연구 참여를 해보라는 것입니다. 방학기간 약 2달 동안 관심있는 연구실에서 소속 구성원과 동일하게 연구실 생활을 해본다면 그 연구실의 속사정을 알 수가 있습니다. 2달의 방학기간이면 연구실 MT 등의 다양한 행사가 있을 것이고, 생활하다보면 충분히 교수님 인격을 파악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니, 대학원 입학을 목표로 한다면, 반드시 해당 교수님께 contact 해서 연구 참여 혹은 인턴을 하십시오. 교수님께 이메일 보내는 것을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인격적으로 성숙한 교수님은 그러한 메일을 무시하지 않습니다. 답변이 없으면 그 연구실에 지원하지 마십시오. 연구실에 관심있는 학생의 이메일을 무시할 정도의 교수라면 엄청나게 바빠서 그 학생이 입학하더라도 제대로 지도를 못하거나, 학생의 교육보다는 자신의 업적을 위한 도구로 생각하는 교수일 가능성이 큽니다. 결론은, 주변 선배들의 이야기와 홈페이지 검색만으로 연구실을 선택하지 말고, 반드시 연구 참여를 해서 지도 교수님 인격을 파악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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